어느 날의 쏭

어쩌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본문

아무말

어쩌면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어느 날의 쏭 2022. 11. 12. 23:39
728x90

지금 다니는 회사는 12월 31일까지가 계약이다.
2023년부턴 나도 모른다.

항상 이렇듯 고용불안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구인구직 사이트에 '적극구직중' 상태를 바꿀 수 없다.
누구라도 보고 연락 주면 가겠다는 게 현재 상황.

10월 초쯤 연락이 왔다.
면접 보러 오면 좋겠다고.
그래서 '12월까지 계약된 회사에 재직 중이다'라고 답변했는데,
자기네는 정규직이니 면접이나 한 번 보러 오라고 했다.
그래서 뭐 까짓거 회사 구경이나 가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어느 주 금요일 오후에 1차 면접을 봤다.
이 회사에서는 내가 그동안 거의 다뤄보지 않은,
하지만 배운 적은 있는 R을 사용했고,
그렇지만 스스로 공부하면서 해도 된다고 했고,
월급 얼마나 주는 지는 안 알려줬고,
신입의 위치라 옆에서 거들기만 하면 되는 상황인 거 같았다.
나중에 연락 주겠다는 마무리 인사말로 면접은 끝났다.
그리고 그 다음 주 목요일 즈음 연락이 왔다.
'조금 일찍 입사할 수 없는지'를 물었고
'2차 면접을 봐야한다'라고 했다.
약간 의아했다.
메세지에는 분명 '스카웃 제안'이라고 되어있지만,
2차 면접이라니?
뭐 아무튼 나를 배려해 12월 초에 2차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를 채용할건데 걍 얼굴이나 보자는 의미인지,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 면접 보면서 다른 사람을 채용할 수도 있는 건지 말이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내가 하고 있는 사업은 2023년에 이어서 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1년 더 같이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말 뭐하나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랄까.
우선 현재 다니는 회사의 대표님께 현재 상황을 말씀 드렸다.
면접 볼 곳이 있고,
될지도 안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되든 상황을 알려주겠다.
대표님도
마음같아선 계속 같이 하고 싶은데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가라, 말라 하기가 어렵다고.
좀 고민하다가 이야기했는데
걍 내 맘대로 하면 되서 좀 편안해졌다.

주말까지는
둘 중 어딜 다니게 될지를 고민했다.
생각해보니 둘다 안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그렇담 둘다 안될 경우를 생각해 마음이나 편하게 먹자고 생각을 바꾸었다.

고민은 2가지였다.
하나는 현재 다니는 회사는 월급을 넉넉하게 주신다.
그래서 돈 모으기에 좋다.
하지만, 계약직이다.
면접 보라는 회사는 신입으로 들어간다.
정규직이고,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그들이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월급은 자그맣다.
희망연봉을 보고 한 소리 들었다.
R을 쓴다.

어느 쪽이든 리스크는 있으며, 안정적이지 않다.
재밌게도, 내 삶에 '안정'은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다.
그놈의 안정이 뭔지 몰라도 그놈의 안정때문에 내가 쓸데없이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늘 그랬듯 내가 필요하다고 하는 곳에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 버킷리스트, 그 사이 어딘가  (0) 2022.11.22
대신은 없다.  (0) 2022.11.22
출근은 싫지만, 일하고 싶어요.  (0) 2022.11.10
애매한 포지션이지만, 다할 줄 압니다.  (0) 2022.11.09
카카오와 멀어지기  (0)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