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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쏭
출근은 싫지만, 일하고 싶어요. 본문
무슨 미친 소린가 싶겠지만,
진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퀴가 터질 것 같은 불안함을 갖고 꽉찬 버스를 타고,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터져 죽을 것 같은 지하철을 타고,
살아서 출근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매일 아침 일어날때 하는 생각은
‘오늘 이 회사에 굳이 내가 필요할까?’이다.
이 생각 뒤에는
‘오늘 가서 할 거 없는데...’가 있다.
나는 일이 있어야 출근하는 맛이 나는 사람이다.
정확히는 할일이 있는게 좋다.
7-8년 전에 3개월 정도 다닌 생산직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방진복 + 장갑 2겹 + 마스크를 착용해야 크린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안에는 크고 신기하고 다양한 장비들이 있었고,
사람이 할 일은 기계가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지 감시하는 것과
현미경을 통해 불량품을 골라내는 것이었다.
정상 근무 시간 + 연장 근로 가 기본값인 생산직은
월화수목금금금에 12시간 근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백수로 지낸지 두어달 되었을 때라
'노느니 돈이라도 벌자'라는 생각에 들어갔었다.
12시간 근무라는 점도 놀라웠지만,
그 많은 시간동안 할일이 없으면 정말 핵노잼이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조장님께서 주신 일감을 정말 열심히 들여다보고
다하면 또 달라고 하고 그랬다.
나중에 조장님대신 일감을 주시던 경력자님께서
'쏭님, 그냥.... 보는 척만해요. 사실 지금 일이 없어요. 천천히 해요.'라고 하셨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여기서 다른 사람들을 보며 내가 느낀 점은
많은 사람들이 ‘돈은 벌고 싶으나 일하긴 싫어’였다.
뭐... 이건 나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이걸 행동으로 나타냈다는 점이 조금 이상했다.
왜 이렇게 느꼈냐면,
크린룸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퇴근할 때 어디선가 나타났다.
의아해하던 중 한 아이가 이런 말을 해줬다.
'언니, 언니도 cctv 없는 어디 구석에 가서 놀아요.'
덧붙여
'언니는 자리도 좋은데 왜 안 놀고 열심히 해요?'라고 물어봤다.
그랬다.
다들 어느 구석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렇게는 못사는 인간이라는 걸 이때부터 알게 되었다.
심지어 일이 많으면
'으아아아 어떻게 해!'라고 혼란스러워 하지만,
노트에 할일을 샤샤샥 적어서
하나씩 해치우는 데에서 희열을 느끼는 인간이었다.
참고로 나는 p형 인간인데, 이럴 땐 약간 j가 된달까?
이런 글이나 쓰고 있는 것도 그렇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요즘 일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1차년도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가고 있고,
개발은 이미 예전에 다 끝내 놓은 상태라 놀고 있다...
일을 너무 빨리 해버린 것이다.
아침마다 '혹시 할일 없나요?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 주세요'라고 메세지를 남기고 있다.
하지만, 무응답이라 맨날 논다.
일을 안 준다.
그치만, 뭔가 열심히 하는 척하며 놀고 있다.
대놓고 놀기엔 나도 염치와 눈치라는게 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집에 가서 잠이나 더 자고 싶은 작은 바람이다.
나에게 월급을 주고 사용하지 않음은 마치
넷플릭스 구독료는 내고 있으면서 하나도 안보는 것과 같다.
왠지 내가 다 아깝다.
이럴거면, 아침에 그 고생을 해가며 출근하고 싶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는게 정말 힘든 철분 부족 인간인데....
정말 힘들게 일어나고 있는데!!!!
그리고 아침 9호선 급행열차의 승객이고 싶지 않다구:(
정말이지 일하고 싶다.
일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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