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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쏭
해고 통보 본문
2023년 1월 26일 목요일 오전의 일이다.
1월까지만 다니면 된다는 이야길 들었다.
1월이 끝나기 5일 전의 일이다.
인생의 2번째 해고.
살다보니 해고를 두번이나 당하네. 하하.
누군가는
'얼마나 일을 못하길래 2번이나 짤리냐-'할 수 있겠다.
...
그렇게 생각할 수도!
그렇담 이 메세지를 봐도 그런 생각이 드는가?
6개월 동안 나와 직접적으로 함께 개발 및 연구한 사람의 평가가 이정도면 성공적인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내가 아주 덜 떨어지거나 일을 못했다고 자책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심지어 내가 어떤 류의 사업을 할지, 앞으로의 계획이 뭔지 말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이야길 듣는 다면 말이다.
이렇게 된거 나의 신나는 해고 이야기나 써보자.
가장 최근 해고 이야기부터!
입사부터 퇴사까지의 순으로 나열해보고자 한다.
입사는 2022년 8월 1일자로 하게 되었다.
재미있는 건 2022년 7월 31일 일요일 오후에 연락을 받아
그 다음날인 2022년 8월 1일자에 출근하게 된다.
아래는 그 증거.
나는 종종 느닷없이 취직이 되곤 하는데,
7월 31일은 처음으로 해고되고 한달정도 백수 생활을 즐기다가
오래간만에 할머니네 밥이나 먹으러 가자~하고 전철을 타고 있던 중에 받은 연락이었다.
집을 나설때는 백수였으나 할머니네 도착할때는 '내일 출근해야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또 느닷없이 취직이 되고
잠시 고용불안의 삶을 내려놓게 되었다.
슬픈 사실은
개발자로 취직했으나 개발은 2개월도 채 안했다는 점이다.
정부과제란 나쁜 놈들의 나비효과로 착한 놈들이 개고생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보고서로 시작해 보고서를 끝나는 것....
이 회사는 나까지 총 7명이었다.
그리고 인공지능 개발자는 단 한명이었고,
개발을 하며 보고서를 쓴다는 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하루종일 개발에 매달려도 될까말까인데
집중하고 있다가 '이 보고서 제출해라', '저 보고서 제출해라'하면 개발자로써 괴로울 수 밖에..
이래서 어느 세월에 개발하겠는가..
그리고 이 회사엔 기획(?)을 담당한 직원도 한명있었는데,
워낙 인공지능과 관련된 지식은 없는 터라
개발한 내용을 보고서로 옮기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생각해보자.
기획자가 계속 개발자에게 '이게 무슨 내용이에요?'를 물어봐야하고
개발자는 개발하다 말고 계속 대답을 해줘야한다면 업무는 누가 하나?
그리고 중간 역할을 내가 담당하게 된다..
중간이라고 하고 싶다... 사실은 그냥 내 담당..
입사 후 1-2개월은 굉장히 현타가 왔다.
물론 그 이후에도 '아, 나도 개발...'이란 갈망이 있었지만..
개발자로 취직했으나 개발은 전혀 안하고,
맨날 리서치하고 보고서 작성하고,
발표 자료 만들고 앉아있으니 죽을 맛이었다.
리서치한 자료로 개발자에게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게 아주 작은 즐거움이었다.
정말이지 보고서 작성은 1도 재미가 없었다.
보고서는 그나마 나았으나 발표자료 만드는게 정말 그지 같았다.
참고로 나는 초중고시절 미술 시간을 극도로 싫어했다.
차라리 준비물 안 가져가고 교실 뒤편에서 벌 서는 걸 택할 정도로 싫어했다.
그러니 발표자료 만들때 얼마나 서터레스를 받았겠는가...
디자인하는 거.... 정말 싫다.
아무튼,
이러던 와중에 이직 제안을 받았다.
면접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면접을 봤다.
나는 파이썬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회사에서는 R로 개발하고 계셨다.
특별히 요구하는 개발 환경도 없었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개발하는 듯했다.(적어도 면접때 들은 얘기로는)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는 리눅스 환경에서 vim으로 개발하고 있었다.
vim...매력적인 녀석이나
수시로 결과 확인하고 데이터 파악하며 모델링해야하는 인공지능 개발에는 조금 많이 어려운 환경이었다...
주피터노트북 쓰지말라고... vim 으로 하라고 했음...
4-5년 전 R을 배운 적은 있으나 배운 이후로 써먹어본 적이 없어서 말씀 드렸다.
그랬더니 R 공부하면서 개발해도 된다고, 공부하면서 천천히 해도 된다고 했다.
와우.
면접을 보고 나서 일주일 정도 후에 연락이 왔다.
2차 면접을 보러 오라고.
근데 혹시 12월 중에 회사 관두고 올 수는 없느냐고.
나는 좀 멍청한 구석이 있어서
'현재 다니고 있는 곳의 계약이 끝나고 가야할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꼴에 '의리'가 있었던 것이다.
이 회사에서는 나의 상황을 고려해 2차 면접일자를 12월 초에 잡아주셨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이때 여길 갔어야 하는데....
1차 면접을 보고 계약된 회사 대표에게 말씀 드렸다.
현재 나는 2개월 남았고,
면접 본 곳에서 오라고 하고,
1월부터 입사일 조정해줄 수 있다는데,
12월말까지 계약으로 알고 있으면 되느냐고.
이때 대표는 확답을 줄 수 없지만,
2차 면접 잘 보고 오라고 했다.
이게 10월 말의 이야기.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11월 중순이 되었다.
갑자기 대표가 불렀다.
계약만료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여기서 또 나의 멍청함이 발동한다.
그래도 3개월 넘게 일했으니 다니던 데가 낫지 않을까?했던 것이다.
그래서 2차 면접을 취소하겠다고, 죄송하다고 연락을 드렸다.
이때도 조건 다 맞춰줄테니 오면 안되겠냐고 연락을 주셨다.
이런 바보.. 여길 갔어야하는데...띠로리
근데 어째서 갑자기 짤렸느냐? 묻는다면,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중간에 또 어떤 일이 있었느냐면,
12월 말에 계약이 끝나면,
현재하는 과제 2개년 과제로
2차년도 협약이 이루어지기 전인 1월에 할게 없다.
그래서 2월 1일자로 정규직 시켜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고,
대표는 그걸 받아들임.
그래서 성사된(줄알았던) 정규직 전환의 약속이었다.
2023년 새해가 밝았고,
1월 2일 새해 첫 출근을 했다.
오후 즈음 대표가 다시 나를 불렀다.
이달에 신청해야하는 정부과제가 있는데
그거때문에 1월에도 출근해줬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현재하고 있는 정부과제의 올해 사업계획서 쓸때
내꺼를 2월부터 인건비 나가게 써두지 않았느냐고.
그러니 정규직은 2월부터 하기로 하자고.
대신 3일부터 6일까지 쉬고 9일부터 출근하라고.
알겠다고 했다.
뭐 어쩌겠는가.
그리고 1월 26일 해고를 당하게 된다.
사유는
내가 원하는 업무(개발)을 줄 수 없을 것 같다와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져서라고 했다.
이상하지 않은가?
어차피 이번 년도 내 월급이야 사업비에서 대부분 나오는 것이고,
언제는 내가 원하는 업무를 했느냐는 점이다.
이 퇴사통보도 대표가 하도 말을 못 꺼내길래
내가 '2월부터 방학하면 되는 건가요?'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된 거다.
그렇게 졸지에 또 고용불안의 삶을 살게 되었다.
몰랐던 사실!
해고를 30일 이전에 하면 30일치 임금을 줘야한다는 사실!
내가 회사복은 없어도 인복은 있는 인간인게
이 소식을 들은 나의 지인들이 하나같이 분노하고
누군가는 이렇게 근로기준법과 변호사님들 블로그를 보여주며
돈 받고 나오라고 하더라는...
부당해고로 법적 대응 가능하다고..
그치만 여기 댕기기 시러어....
아무튼 나는 이렇게 멍청한 선택으로 고용안정의 삶은 또 실패했다.
진짜 할말 많은데 그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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